보이드 과거
2026.05.13
각성 이전한도윤의 어린 시절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함과, 조용히 금이 가는 가정이라는 두 가지 축 위에 놓여 있었다. 부모의 불화는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스며든 것이었다. 식탁 위의 침묵, 거실에 울려 퍼지는 낮은 목소리의 언쟁,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아예 마주치지 않게 된 두 사람의 동선. 한도윤은 그 균열을 일찍이 감지했지만 감지했다는 것과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. 그가 선택한 방식은 웃는 것이었다. 동생 한라온 앞에서, 학교 친구들 앞에서, 그리고 텅 빈 집에 혼자 남겨진 밤에도. 웃음은 방패였고 장난은 갑옷이었다. 감정을 직시하는 대신 표면을 매끄럽게 코팅하는 법을 체득한 것은 이 시기였다. 부모의 이혼이 공식적으로 성립된 후, 남매의 생활은 더..